파리의 일본 아티스트 Japanese Artists in Paris
파리 시절, 단 1회이긴 하나,
누군가에게 사진관련하여 레슨을 받은 경우가 있다면 사진 오른쪽에 있는 일본사진가 Tamaki에게서다.
파리 북역 부근의 프로현상소인 Self-color에서 끙끙대다가 만난 친구다.
그녀는 필터를 줄곧 0에 맞추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았고,
그럼에도 곧잘 나오는 프린트를 보고 더 신기해 하였다.
나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종이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배웠고,
그녀는 귀한 종이라며 나에게 pearl RC 일본종이를 주었고
버닝하는 tool과 삼각대까지 주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기억은 이 10년 사진경력의 베테랑은
내가 '이 사진 어떠냐'하고 보여줄 때마다,
'이게 너 사진 중에서 최고다' 하곤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매번 사진이 바뀌면 또 그게 최고라는 것이다.
처음 그냥 믿었는데, 또 그러고, 또 그러니 얼마나 웃긴가.
나중에는 그녀도 웃고 나도 웃었다. 타마키는
만날 적마다 도리어 나에게 cafe를 사주곤 했었고, 너무 미안하여
어느날 내가 사겠다 약속하고 생미셀 광장에서 만나게 되었다.
현찰을 꺼내기 위해 자동지급기로 가서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이런,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것이었다. 사실 나에게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오늘 나와 만나기 위해 커다란 사진관 카메라에 삼각대를 들고 온
그녀앞에서 망신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닌가!
더구나 나의 건망증을 모르는 사람은 내가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 오류가 났고, 마지막 한 번이 남았다.
그녀는 괜찮다고 자기가 밥을 사겠다고 했지만,
나는 내 자신에 대해 기가 막혀한채 마지막 한 번 더 해보겠다 한다.
그리고는 그 마지막 번호가 맞았다.
오, 그 후론 난 이 번호를 잊은 적이 없다.
그 후에도 타마키는 나를 여러 친구들에게 소개시켜 주었고,
그 중 결혼을 앞둔 커플이 있었는데, 사진 왼쪽의 여자가 신부이고,
그녀 뒤 그림의 남자가 신랑이었다. 타마키는 내가 최고의 사진가라며
소개했고,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렇게 누군가의 웨딩사진을 찍을 계획이었다.
게다가 가난한 유학생 커플인 그들에게 나에게 줄 300유로는 작은 돈이 아니었다.
우리는 두 차례의 사전답사를 하였고, 나는 예복을 입고 파리 메트로(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부터 촬영하자며 제안하였다. 물론 그들은 너무 좋겠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러다 필름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커플은 자신들의 결혼필름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나는 그 자리에서 그만두겠다고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버렸다.
필름을 주는 것은 정말 나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몇 시간의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내 자신이 너무나 싸게 느껴졌고,
나는 아직도 그 느낌을 기억한다.
타마키는 어떻게든 수습하려 애를 썼고, 아마 사이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겠지만,
여전히 나에게 '아티스트는 다른 사람과 좀 달라도 된다'며 위로해주었다.
이로서 단 한 번의 웨딩촬영의 기회가 지나갔고 그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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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 2008/02/19 22:53
- Category:
- Photo Prose & Verse
- Tag:
- black and white, Japanese artists, Paris, silver gelatin, Tamaki, 박노아, 여자, 우정, 파리, 흑백 사진, 유럽>프랑스>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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